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026년 10월 21일 관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개인 소장품을 전시에 추천한 일과 작품 검증을 둘러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실추된 박물관의 명예를 바로 세우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일반시국은’이라는 글씨를 담은 유묵이 있다.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라는 뜻으로, 박물관은 2026년 7월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처음에는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했다. 그러나 외부 제보를 거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결론 내렸다.
유 관장은 이 유묵을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5만 원에 구입했고, 전시 개막 두 달여 전에 전시품으로 직접 추천했다. 개인 소장품을 본인이 추천한 사실과 글씨를 쓴 사람이 잘못 소개된 경위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사의 표명에 앞서 유 관장은 10월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차례 사과했다. 이틀 뒤 낸 입장문에서는 국민이 박물관에 보낸 신뢰와 직원들이 쌓은 가치가 자신의 실수로 무너졌다며, 비판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미술사학자로서 저지른 실수를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점도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박물관 직원들에게 사죄했다. 또 연구직들이 오랜 시간 준비한 ‘우리들의 밥상’ 전시의 의의가 논란으로 퇴색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관장으로 일한 15개월을 짧지만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자 영광이었다고 표현하고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 뒤, 박물관이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의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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