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한 유묵은 재검증 끝에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확인됐다. 유홍준 관장은 2026년 10월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전공자로서 판단했다고 설명하고, 고증 오류와 소장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일을 사과했다.

논란의 작품은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으로, ‘한 그릇의 밥도 나라의 은혜’라는 뜻이다. 유 관장은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이 작품을 구입했다. 당시 경매에는 조선통신사 일행으로 참여한 ‘박덕원’의 작품으로 나왔고, 시작가 1만 원에서 5만 원에 낙찰됐다. 박물관은 2026년 7월 개막한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작품에 적힌 ‘한인(韓人) 박원근’이라는 서명을 근거로 박원근의 글씨로 전시했다.
전시 이후 외부 제보로 작품이 박중양의 글씨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묵은 철거됐다. 논란은 8월 불거졌고, 박물관은 서예·근현대사·고문헌·보존과학 분야 전문가 7명과 검증을 진행해 박중양의 글씨라고 결론 내렸다. 제보와 전문가 자문을 거치며 전시 당시의 판정이 뒤집힌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감정 여부를 질문받은 유 관장은 처음에는 서예사 전공자로서 확신했다고 답한 뒤, 전공 분야를 서화사라고 정정하고 판단은 개인적인 감정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무보고에 앞서 두 차례 고개 숙여 사과하며 박원근과 유족, 국민에게 고증 오류로 상처와 심려를 끼쳤다고 밝혔다. 전시 철수와 검증 결과를 알릴 때 자신의 소장품이라는 점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재발 방안에 대해서는 같은 실수가 없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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