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초미세먼지를 중국 탓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주대·국립군산대 공동연구팀은 중국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여러 조건으로 바꿔 한국 등 주변국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중국의 감축 효과가 크지만, 그것만으로 한국의 미세먼지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주요 오염물질 5종을 각각 또는 함께 줄이는 25가지 가상 실험을 했다.
분석 대상은 미세먼지가 심해지기 쉬운 2020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의 겨울철 대기였다.
중국 전역의 주요 오염물질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 조건에서 한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4.1㎍/㎥에서 16.4㎍/㎥로 낮아졌다.
약 32% 감소한 것으로, 감소량은 일본보다 약 2.8배 컸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주요 오염물질 5종의 배출을 완전히 없앤 가상 조건에서도 한국 농도는 8.8㎍/㎥였다.
기존보다 15.3㎍/㎥, 약 63% 낮지만 0이 되지는 않는다.
한국의 자동차·공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과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물질,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먼지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직접 배출된 초미세먼지는 약 4만8000톤이었다.
무엇을 줄이느냐도 중요했다.
중국 내에서는 직접 배출되는 먼지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질소산화물 감축 효과가 더 컸다.
중국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절반 줄였을 때 한국 농도는 3.1㎍/㎥ 낮아졌고, 직접 배출되는 먼지를 절반 줄였을 때는 2.6㎍/㎥ 감소했다.
질소산화물 같은 가스가 국경을 넘어 이동한 뒤 다른 물질과 반응해 초미세먼지를 만들 수 있어서다.
감축 지역에 따라서도 영향은 달랐다.
한국과 황해를 사이에 둔 산둥성에서 주요 오염물질을 절반 줄이면 한국 농도는 1.2㎍/㎥ 감소했다.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에서도 같은 수준의 효과가 나타났지만, 내륙의 충칭은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연구 결과는 대기오염의 원인을 단순한 ‘중국발 먼지’로만 볼 수 없으며, 오염물질의 종류와 발생 지역, 국경을 넘은 뒤의 화학 반응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