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예방접종이 국가예방접종(NIP)에 들어갈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무료 접종이 시작되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0월 1일 국회에서 통과한 예방접종관리법은 국가 예방 관리의 목적을 감염병 유행 차단에서 생애주기별 질병 관리와 질병 부담 경감으로 넓혔다.
다만 법 통과가 곧바로 대상포진 백신의 무료 접종 시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법 시행 이후 대상포진을 국가 관리 체계에서 논의할 토대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접종 대상을 누구로 정할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학계와 정부 부처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것은 도입 논의의 제도적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며, 시행일이나 지원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다.
무료 접종 시점을 기다리는 동안 지역별 지원 차이도 눈에 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230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75곳(76.1%)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지원하지만, 나머지 23.9%는 예산 지원이 없다.
지원 여부뿐 아니라 연령·소득 기준도 지자체마다 달라 거주지에 따라 혜택이 달라진다.
중앙정부 차원의 통일된 기준이 논의되는 배경이다.
고령층의 질병 부담도 정책 논의의 근거로 제시됐다.
65살 이상 환자의 대상포진 재발률은 28.8%로, 환자 10명 중 약 3명이 다시 겪는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재발 환자 수는 전체 연령 평균의 2.3배였다.
대상포진은 심한 통증과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신경통 등 후유증 부담이 있지만, 전파력이 낮다는 이유로 기존 국가예방접종 논의에서는 우선순위가 낮았다.
접종 대상을 정할 때는 백신 종류도 고려해야 한다.
약독화 생백신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암 치료를 받는 면역저하자에게는 접종이 제한된다.
유전자재조합 사백신은 면역저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고 예방 효과가 90% 이상으로 장기간 유지되지만, 접종 단가가 높다.
학계는 재정 여건을 고려해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질병 부담이 큰 집단을 우선 검토하고, 대상에 맞는 백신 선택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