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제약사 다케다가 개발한 기면증 치료제 오르제이풀(성분명 오베포렉스톤)이 ADHD와 파킨슨병 등 다른 신경질환에도 쓰일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현재 확인된 결과는 초기 연구 단계로, 실제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오르제이풀은 뇌에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오렉신의 작용을 모방하는 약이다. 제1형 기면증 환자는 오렉신을 만드는 시상하부 신경세포가 대부분 사라져 낮에 갑자기 잠들거나 근육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을 겪는다. 기존 약들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오르제이풀은 오렉신 수용체를 활성화해 부족한 신호를 보완한다.
오렉신은 1990년대 발견된 신경펩타이드로 각성뿐 아니라 식욕·기분·기억력 조절에도 관여한다. 이 약은 올해 8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다케다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허가를 받아 세 나라에서 판매 승인을 확보했다.
ADHD 관련 근거로는 아일랜드 제약사 알커미스가 올해 9월 발표한 초기 임상시험이 있다. 중등도 이상의 ADHD 증상이 있는 성인 50명에게 오렉신 수용체 작용제 알릭소렉스톤을 투여했더니, 최고 용량을 받은 참가자들의 증상이 2주 만에 경증 수준으로 낮아졌다. 심각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케다는 기면증 환자 대상 임상 2상 자료를 추가 분석해 오르제이풀 투여자의 기억력과 실행기능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은 제2형 기면증과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물론 ADHD, 다발성경화증·파킨슨병 환자의 피로 증상에도 오렉신 작용제를 시험하고 있다. 일라이릴리가 지난 6월 관련 약물을 개발하는 센테사를 약 63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것도 시장 경쟁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면증 외 질환에서의 효능과 장기 안전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후속 연구로 효과와 위험을 더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