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이 유효질량이 무한대인 전자를 품은 2차원 물질 ‘카고민’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서울대는 연구 성과를 10월 21일 발표했고, 논문은 같은 달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카고민이 극저온보다 높은 온도에서 특수한 양자현상을 구현하는 데 쓰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카고민은 원자들이 ‘카고메’ 격자에 따라 연결된 2차원 물질이다.
정삼각형과 정육각형이 맞물려 반복되는 구조로,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을 이루는 그래핀처럼 평면을 이룬다.
카고민에 유효질량이 무한대인 전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은 1980년부터 있었지만, 실험으로 구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한대 질량’은 전자의 실제 무게가 무한하다는 뜻이 아니다.
유효질량은 결정 속에서 전자가 얼마나 자유롭게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겉보기 질량이다.
유효질량이 무한대에 가까운 전자는 결정 속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연구팀은 알칼리 금속과 전이금속, 칼코겐 원소로 카고민을 만들고 미국과 영국의 방사광 가속기 시설에서 전자 구조를 분석해 해당 전자를 관찰했다.
카고민의 차이점은 전자 밀도에서도 드러난다.
유효질량이 무한대인 전자의 밀도가 기존에 2차원 물질을 비틀어 겹쳐 만든 물질보다 220배 이상 높았다.
연구진은 이런 전자가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전자 밀도가 높을수록 애니온이라는 준입자의 양자 상태도 높은 온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애니온은 양자컴퓨터의 한 유형인 위상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유망 후보로 꼽힌다.
지금까지 애니온은 2.5캘빈(영하 270.65도) 이하에서만 구현됐지만, 연구팀은 카고민을 이용하면 280캘빈(영상 6.85도)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현된 결과가 아니라 연구진이 제시한 가능성이다.
강민구 서울대 교수팀은 카고민 기반 양자소자를 제작하고 양자현상과 양자기술을 높은 온도에서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