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0월 21일,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공개된 투자 현황 엑셀에서 숨김 시트를 해제하면 비공개 펀드의 실명과 투자잔액 등을 볼 수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운용사의 비동의와 민감한 투자정보라는 이유로 펀드명을 공개하지 않아 왔지만, 공시 파일은 암호 없이 내려받아 시트 숨김을 해제할 수 있었다.
머니투데이가 ‘인프라투자 종목(펀드)별 투자 현황’ 파일을 분석한 결과, 2023·2024·2025년 말 기준 파일마다 숨김 시트가 7개씩 있었다. 공시용 가명인 ‘인프라1’ 옆에 실명과 투자잔액이 남았고, 약정액과 약정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23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공시된 투자잔액 기준으로 40조~50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의 이름도 드러났다. 서울고속도로·부산울산고속도로·일산대교와 해외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블랙스톤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국내외 투자 포지션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숨김 시트에는 ‘인프라투자실 포트폴리오 현황(2023년 12월)’ 등 내부 자료도 있었다. 사업 230건의 약정액·약정일·담당팀이 적혀 있었으며, 2023년 말 공시 파일의 숨김 열에는 해외 프로젝트 내부 코드명 30건이 담겼다.
참고사항에는 국내 직접 사업을 민감한 정보로 다루라는 문구가 있었고, 비고란에는 ‘민감한 정보’라는 말을 넣으라는 감사 지시사항이 기재돼 있었다.
부동산 투자 현황 파일에서도 숨김 시트가 확인됐다. 2023년과 2024년 말 기준 파일마다 2개씩 있었고, ‘운용사 비동의’로 표시된 국내 펀드의 운용사명과 사업명이 드러났다. 여기에는 국내 호텔 재건축 사업과 국민연금이 출자한 국내 자산운용사가 투자하는 대형 호텔 이름도 포함됐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간 공시는 숨기지 않은 셀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숨김을 해제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시트를 비공개 처리하고 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료의 진위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