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로봇 개발에서 화려한 동작보다 실제 작업 능력과 경제성을 우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RX사업추진실을 찾아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회사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7에서 로봇을 주요 전시 콘텐츠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장의 점검을 계기로 공개할 기술과 전시 방식이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노태문 DX부문장 직속으로 RX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서울 우면동 서울R&D캠퍼스를 거점으로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사무공간과 실험실 등 연구개발 기반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 8월 내부 시연에서는 로봇이 카메라를 조작해 사진을 찍고 카드를 뽑았다.
물체의 형태와 두께에 맞춰 손가락 움직임과 힘을 조절하는 정밀 조작이 필요한 작업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울 수 있는 기반은 제조 현장이다.
세계 100개가 넘는 제품 생산라인에서 로봇을 직접 시험하고 실제 작업 데이터를 쌓아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다.
우선 자사 생산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 뒤 산업용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서비스·가정용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사람의 힘줄처럼 케이블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텐던 방식 등을 개발하는 것도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으면서 손상시키지 않도록 힘을 조절하기 위해서다.
시장 성장 전망과 실제 활용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연간 출하량이 2035년 6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에 제시한 140만대의 약 4.6배다.
그러나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출하량 가운데 엔터테인먼트·공연과 데이터 수집·연구용이 60% 이상이었고, 지능형 제조와 창고·물류용은 각각 13%, 5%였다.
삼성전자 RX사업추진실의 크리스 하우저 랩장은 지난달 30일 삼성 AI 포럼 2026에서 로봇이 백덤블링을 해도 물병 뚜껑은 열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신 동작과 달리 세밀한 조작은 여전히 과제라는 뜻이다.
휴머노이드는 하드웨어 가격뿐 아니라 학습과 유지·보수에도 비용이 들어 현재는 사람을 고용하는 편이 경제적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 그룹 내 카메라 모듈·센싱·배터리·모터 관련 역량도 로봇 사업의 강점으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