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0일, 알파고와 이세돌의 제2국에서 알파고는 37수째 돌을 바둑판 5선에 놓았다.
당시 해설진에게는 실수처럼 보일 만큼 예상 밖의 수였다.
주목할 점은 그 자리가 단순히 낯설었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사람의 선택 경향을 기준으로도 매우 드물게 예측됐다는 데 있다.
‘1만분의 1’은 사람이 그 수를 둘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알파고의 정책 네트워크가 사람 프로 기사의 선택을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그 수를 고를 확률이 약 1만분의 1이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는 사람의 일반적인 선택과 얼마나 달랐는지를 나타내는 추정치이지, 수의 정답 여부나 바둑에서의 성공 확률을 뜻하지 않는다.
해설진이 처음에 실수처럼 본 것도 이처럼 익숙한 사람의 선택 기준에서 벗어난 수였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정책 네트워크와 가치 네트워크, 탐색 알고리즘을 결합한 바둑 전용 시스템이었다.
정책 네트워크는 다음 수를 선택하고, 가치 네트워크는 대국의 승자를 예측했다.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은 이 네트워크들을 활용해 가능한 수순을 살폈다.
알파고는 먼저 전문가들의 기보 수천 판을 학습한 뒤, 여러 버전의 자신과 수천 차례 대국하며 실수에서 배우는 강화학습을 거쳤다.
바둑의 가능한 판 배열은 10의 170승에 이르는 것으로 소개될 만큼 많아, 사람의 관습만으로는 살피기 어려운 선택지를 탐색하는 일이 중요했다.
37수는 제2국에서 승리에 기여했고,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5번기를 4승 1패로 마쳤다.
이 수가 남긴 의미는 ‘사람이 거의 두지 않는 수’라는 추정만으로 전략적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사람에게 낯선 선택도 대국의 전개 속에서 유효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기에, 이후 여러 수준의 기사들이 이 수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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