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서울에서 알파고와 이세돌이 맞붙었다. 5번기는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열릴 예정으로 발표됐고, 알파고가 4승 1패로 이겼다. 전 세계에서 2억 명 넘게 시청한 이 대국은 바둑 승부를 넘어 인공지능의 능력을 지켜보는 사건이 됐다.

당시 바둑은 인공지능의 난제로 꼽혔다. 가능한 바둑판 배치가 10의 170제곱에 이를 만큼 경우의 수가 많았고, 수십 년간 개발된 강력한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도 아마추어 기사 수준에 머물렀다. 알파고는 다음 수를 고르는 정책 신경망과 승자를 예측하는 가치 신경망에 탐색 알고리즘을 결합했다. 전문가 기보로 사람의 바둑을 익힌 뒤에는 스스로 수천 번 대국하며 시행착오를 거쳐 실력을 높였다. 이세돌과의 대국에 앞서 2015년 10월에는 유럽 챔피언 판후이와 대국해 5대 0으로 승리했다.
대국의 상징으로 남은 장면은 제2국의 37수다. 바둑판 5선에 놓인 이 수는 사람 프로기사가 둘 확률이 1만분의 1로 추정될 만큼 예상 밖이어서 해설진에게도 실수처럼 보였다. 그러나 알파고는 그 판에서 이겼다. 제4국에서는 이세돌이 78수를 두어 승리했다. 이 수 역시 둘 확률이 1만분의 1로 제시됐다. 두 수는 인간의 통상적인 선택과 다른 수가 실제 승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알파고는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최고 등급인 프로 9단을 받았다. 딥마인드는 이 승리를 전문가들이 예상한 시점보다 10년 앞선 성취로 설명했다. 알파고의 승리는 신경망을 복잡한 문제에 적용하고, 기계가 스스로 대국하며 시행착오로 학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앞을 내다보고 계획하는 알파고의 능력은 오늘날 인공지능 시스템에도 쓰이며, 후속 시스템인 알파제로·무제로·알파데브도 그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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