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면증 치료제로 승인된 다케다의 오르제이풀(성분명 오베포렉스톤)이 ADHD와 파킨슨병 등 다른 신경질환에도 쓰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0월 20일(현지시간) 이 약의 기전과 초기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다만 기면증 외 질환에서의 효과는 아직 임상 초기 단계의 가능성이다.
오르제이풀은 뇌에서 각성을 조절하는 오렉신의 작용을 모방해 오렉신 수용체를 활성화한다. 제1형 기면증은 오렉신을 만드는 시상하부 신경세포가 대부분 사라져 낮에 갑자기 잠들거나 근육에 힘이 풀리는 탈력발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별 완화에 초점을 둔 기존 치료와 달리, 오르제이풀은 부족한 오렉신 신호를 보완한다.
다케다는 올해 8월 미국과 일본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고, 중국을 포함해 3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확보했다.
다른 질환을 겨냥한 연구에서도 초기 신호가 나왔다. 아일랜드 제약사 알커미스는 올해 9월, 중등도 이상 ADHD 증상이 있는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오렉신 수용체 작용제 알릭소렉스톤을 시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고 용량을 투여한 참가자들의 증상은 2주 만에 경증 수준으로 줄었고, 심각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케다도 기면증 환자 임상 2상 자료를 추가 분석해 오르제이풀 투약 참가자의 기억력과 실행기능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오렉신은 각성뿐 아니라 식욕·기분·기억력 조절에도 관여하는 신경펩타이드로, 1990년대 스탠퍼드대 루이스 데 레세아 교수와 쓰쿠바대 사쿠라이 다케시 교수 등이 발견했다. 제약사들은 제2형 기면증과 특발성 과다수면증에 더해 ADHD, 다발성경화증·파킨슨병 환자의 피로 증상에도 약물 적용을 연구하고 있다.
시장 선점 경쟁도 이어져 일라이릴리는 6월 오렉신 작용제 개발사 센테사를 약 63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기면증 외 치료 효과와 장기 안전성은 후속 연구로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