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재료연구원 연구팀이 고에너지밀도 연료전지를 탑재한 고정익 무인기로 918km를 비행하고, 총 17시간 6분 연속 운전에 성공했다. 장시간 비행을 어렵게 하는 무게 문제를 어떻게 줄였을까. 핵심은 연료전지 스택의 분리판에 가볍고 강도가 높은 티타늄을 적용한 것이다.
연구원은 2026년 10월 21일 성능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전동 무인기는 흔히 리튬이온전지를 쓰지만,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제한적이다. 비행시간을 늘리려고 배터리를 키우면 무게가 증가해 비행 효율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 스택에서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여러 셀을 쌓은 스택에서 분리판은 셀 사이에 수소와 공기가 지나갈 통로를 만들고 전기를 전달하는 부품이다. 여기에 티타늄을 적용해 전체 동력원의 무게 대비 공급 가능한 에너지량을 높였다.
개발한 동력원의 에너지밀도는 801.8Wh/kg으로, 리튬이온전지의 200Wh/kg보다 약 4배 높다. 에너지밀도는 무게 1kg당 저장·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량을 뜻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606Wh/kg을 기록한 데서 약 32% 끌어올렸고, 당시 755.6km였던 비행거리도 이번 시험에서 늘렸다.
실제 비행은 12시간 16분 동안 918km를 날았다. 일몰 때문에 착륙한 뒤에도 지상 운전을 이어가 수소탱크 압력이 10bar 남을 때까지 작동시킨 결과, 연속 운전 시간이 17시간 6분에 이르렀다. 따라서 17시간 전체가 공중 비행 시간은 아니다.
연료전지는 소음과 진동이 적어 산악지대나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통신 중계, 장거리 정보·정찰·감시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관련 기업과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며, 2027년 상반기 이전을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철남 책임연구원은 기존 고압 수소탱크를 액체수소 저장 방식으로 바꾸면 약 2일 연속 비행하는 무인기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