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소금물에 발을 담그면 몸속 독소가 빠져나오고, 물이 변색되거나 거품·찌꺼기가 생긴다는 ‘디톡스 족욕기’ 광고가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지만,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그 흔적이 발이 아니라 족욕기 자체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물은 왜 색이 변할까?
장치의 원리는 소금물에 금속 전극을 넣고 전류를 흘리는 전기분해다.
음극에서는 물이 분해돼 수소 기체가 생기고, 양극에서는 산소가 나오기 전에 전극 금속이 산화돼 물속으로 녹아들 수 있다.
철 전극이라면 철 이온이 생겨 붉은 녹이 가라앉을 수 있다.
거품은 전기분해 과정에서 나온 기체가 만들며, 검은 찌꺼기도 전극에서 녹아 나온 금속에서 비롯될 수 있다.
색깔과 거품은 독소 배출의 증거가 아니라 전극 재질과 물속에서 일어난 반응을 보여주는 셈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플라즈마’는 전기분해, ‘원적외선’은 따뜻한 물을 가리키는 식으로 익숙하지 않은 과학 용어가 포장에 동원된다는 게 칼럼의 설명이다.
젖산을 독소라고 부르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짚는다.
젖산은 색이 없는 에너지 대사물질이므로, 족욕기 물의 검붉은 변색을 설명할 수 없다.
소금을 많이 넣으면 맹독성 염소 기체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효과 주장뿐 아니라 안전성도 따져야 한다.
이런 의심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칼럼은 ‘IonCleanse’ 족욕기를 다룬 연구가 15년 전 발표됐으며, 연구진이 물과 사용자의 소변·모발을 분석했지만 독소 배출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전한다.
발을 담그지 않은 족욕기에서도 물이 변색되고 거품이 생기는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족욕 자체가 모두 무익하다는 뜻은 아니다.
의료 현장에서 환자 돌봄에 쓰이기도 하지만, 온도 감각이 둔해진 당뇨병 환자는 저온 화상이나 피부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물속 전기제품인 만큼 누전·감전 위험도 있으며, 심장박동기 같은 이식형 전자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각별히 살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