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엔비디아 GPU 주문이 회사의 공급 가능 물량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0일(현지시간) 바이트댄스·알리바바·텐센트가 신형 워크스테이션용 GPU ‘RTX PRO 5500’을 합계 300만 개 이상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 전체 주문량은 600만 개를 넘었지만, 실제 확보량은 주문의 10%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RTX PRO 5500은 개당 약 1만1400달러(약 1500만원)다.
세 회사의 주문액은 350억 달러(약 46조원)를 웃돈다.
반면 엔비디아가 내년에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최대 300만 개 수준으로 전해졌다.
중국 기업들의 주문만으로도 이 생산 가능 규모의 두 배를 넘는 셈이다.
엔비디아가 일부 고객사에 요청 물량의 5~10%만 공급할 수 있다고 알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는 일부 고객사에 대한 안내이며, 중국 전체 주문에서 실제 확보 가능한 비율이 10% 미만일 수 있다는 전망과는 구분된다.
주문이 몰린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가 있다.
RTX PRO 5500은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GPU로, 최첨단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보다 성능은 낮지만 미국의 규제 기준을 충족한다.
중국 기업들은 이를 주로 AI 추론에 활용할 계획이다.
추론은 학습을 마친 모델이 질문에 답하거나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학습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
블랙웰 기반 데이터센터용 B300은 중국 판매가 금지됐고, 호퍼 기반 H200은 미국 정부의 건별 심사와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RTX PRO 5500의 성능은 2025년 중반 출시된 RTX 6000D와 비슷하다.
중국 기업들은 당시 RTX 6000D의 성능에 비해 가격이 높다며 구매를 꺼렸다.
이후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고 AI 연산 자원이 부족해지자, RTX 6000D는 단종된 뒤에도 중국 내 가격이 두 배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성능의 RTX PRO 5500이 대안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실제 구매 계약도 확인됐다.
선전증시 상장사 탄순테크놀로지는 10월 13일 RTX PRO 5500 그래픽카드 2만 개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공급 부족과 해외 기술 규제로 납품이 지연되거나 물량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2026년 12월 초기 샘플을 공급하고 2027년 1분기부터 상업용 제품을 출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엔비디아가 내년 TSMC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차세대 AI 반도체 플랫폼 루빈에 배정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제품의 공급 확대는 제한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주문은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주문량이 그대로 실제 공급이나 매출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