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장이 긴급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민원인에게 먼저 행위 중지를 요청하지 않고도 퇴거·출입 제한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10월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의 목적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다.
통상 학교장은 민원인에게 해당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나 업무방해에 해당할 우려가 있음을 알리고 중지를 요청해야 한다. 요청을 따르지 않는 긴급한 상황에는 전화나 면담을 끝내거나, 퇴거·일시적 출입 제한을 하거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긴급 여부는 학교장이 판단한다.
긴급하다고 판단하면 중지 요청 절차 없이 바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개정 배경에는 보호자 등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증가가 있다. 교육부가 2025년 5월 공개한 2024학년도 실태조사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심의한 침해는 모두 4234건이었다.
학생 사례는 3773건(89.1%)으로 전년 4697건보다 924건 줄었지만, 보호자 등 사례는 461건(10.9%)으로 전년 353건보다 108건 늘었다. 보호자 등에는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학부모의 형제자매, 친인척, 지인 등이 포함된다.
이들의 침해 유형은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적·부당한 간섭이 111건(24.1%)으로 가장 많았고, 모욕·명예훼손 60건(13.0%), 공무·업무방해 43건(9.3%)이 뒤를 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민원은 대면보다 전화 등 비대면 방식이 많고, ‘우리 아이를 더 챙겨 달라’, ‘자리를 바꿔 달라’, ‘친구와의 관계를 신경 써 달라’는 요구성 민원 가운데 교육활동과 관련 없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교육활동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원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을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4월 28일 공포된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오는 10월 29일 시행되는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교육부는 기관 단위의 학교 민원 대응 체계가 현장에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