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 자료를 조사하고 보고서 초안을 쓰며 익히던 업무를 인공지능(AI)이 대신하면서, 첫 직장에서 실무를 배울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6년 10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판교의 한 IT 기업 신입사원은 “신입에게 주어지는 일 자체가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업에는 효율화가 되지만, 초급 업무는 신입이 산업과 조직의 판단 기준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청년 고용 지표는 이런 우려와 맞물린다.
국가데이터처 집계에서 올해 1~8월 15~29세 고용률은 평균 43.8%로, 전년보다 1%포인트 넘게 낮아졌고 28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올해 1분기 전체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3.4%, 채용 인원은 4.6% 늘었다.
전체 채용 증가가 청년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셈이다.
다만 청년 고용 부진에는 인구 감소와 경기 둔화, 조직 축소, 경력직 선호 등도 작용해 AI만을 원인으로 지목할 수는 없다.
문제는 신입 채용 감소가 당장의 일자리뿐 아니라 숙련인력을 키우는 경로까지 좁힐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이찬 교수는 자료 조사와 보고서 초안이 회사에는 값싼 업무였지만 신입에게는 ‘수업’이었다고 짚었다.
초기 2~3년을 전문성을 쌓는 시기로 보지 않고 채용을 줄이면, 장기적으로 AI 결과를 검토할 중간관리자를 길러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응 사례는 실전 프로젝트를 앞세운다.
KT는 신입 입문 과제를 AI 홍보 영상 제작에서 AI 에이전트와 다중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대학 4학년과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에이블스쿨’은 6개월 교육 중 70% 이상을 프로젝트로 구성했고, 지난 6년간 4000명이 수료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대기업에 입사했으며, 우수 수료생은 KT그룹 지원 때 서류 심사를 면제받는다.
SK그룹의 ‘SK AIGEN’은 취업 연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만 19~34세 약 50명을 대상으로 2027년 3월부터 22개월간 운영할 예정이며, 참가자는 매월 300만원의 성장지원금을 받고 AI로 개인·기업·사회의 문제를 푸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대학과 기업이 재학 중 실습·프로젝트 기회를 늘리고, 기업도 하루나 일주일 단위의 현장 과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오는 이유다.
AI 활용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신입의 성장 경로를 가르는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