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가격지수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 100만원 이상 계약은 서울 외곽에서도 확인돼 빌라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101.6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평균 월세도 68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권역별로는 서초·강남·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이 95만원, 종로·용산·중구의 도심권이 87만원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집계된 올해 1월부터 10월 20일까지의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 100만원 이상 계약은 8706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13건보다 893건(11.4%) 늘었다.
강서구 화곡동에서는 전용면적 18㎡ 원룸이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10만원에 계약됐고, 중랑구 망우동에서는 전용 53㎡ 빌라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50만원에 지난달 임대됐다.
월세 수요가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전세사기 이후의 임대차 선택 변화와 아파트 임대료 부담이 거론된다.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22년 전세사기 사태 이후 청년과 신혼부부가 빌라에 큰돈을 넣기 꺼려 월세를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역과 가깝고 지은 지 오래되지 않은 집은 월세 100만원이 기본이라는 현장 설명도 전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4100만원, 평균 월세는 166만원으로, 아파트의 높은 임대료도 빌라 월세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공급 감소도 임대료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 준공 물량은 2022년 약 2만2000가구에서 지난해 4858가구로 줄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입지를 포기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이 빌라 월세를 선택하는 흐름을 설명하며, 월세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