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의 「메뚜기 괴담」은 『모옌 중·단편선』에 실린 작품이다. 이야기는 1927년, 가뭄과 흉작으로 마을이 메뚜기 떼에 시달리는 과정을 한 가족의 기억과 전언을 따라 그린다. 메뚜기는 단순한 재해를 넘어, 사람들이 자연의 위협 앞에서 어떻게 두려워하고 버티는지를 보여주는 중심 사건이다.

작품 속 1927년 4월, 겨울과 봄 동안 거의 비가 오지 않아 강과 연못이 마르고 밀이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밭을 살피던 할아버지는 땅속에서 붉은 메뚜기 떼가 솟아나는 광경을 목격한다. 메뚜기들은 풀과 작물을 먹어치우고, 비와 우박이 내린 뒤에도 대부분 살아남아 며칠 만에 큰 땅콩알만큼 자란다. 아기의 귀를 갉아 먹었다는 소문까지 퍼지지만, 할아버지는 그 이야기를 부정한다. 재앙의 실제 모습과 마을에 번지는 공포가 나란히 펼쳐지는 대목이다.
사람들은 향을 피우고 메뚜기 신에게 빌며, 마을에 무대를 세워 공연까지 올린다. 메뚜기 떼는 결국 강을 건너 이동하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작품은 음력 8월 9일 다시 돌아온 떼가 하늘을 가리고, 익어 가던 수수밭을 순식간에 망가뜨리는 장면을 그린다. 주민들은 솥과 기물을 두드려 쫓으려다, 이내 삽과 빗자루를 들고 직접 맞선다. 죽은 메뚜기를 태우려고 집의 문짝까지 땔감으로 내놓는 일도 벌어진다.

습격은 열흘 남짓 이어진 뒤 갑자기 끝나지만, 들판에는 잎이 사라진 나무와 뿌리만 남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들려준 일을 되짚는 서술 방식은 괴담처럼 기이한 풍경에 생생한 현장감을 더한다. 작품에서 메뚜기 떼는 가뭄 뒤 찾아온 재난인 동시에, 마을 사람들이 의지하던 기원과 실제 대응의 간극을 드러내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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