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40대 취업자 수가 전체 고용 증가와 달리 감소하고 있다. 통계데이터처에 따르면 2026년 8월 4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만7,000명 줄었고,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20대 취업자도 16만4,000명 줄어 두 연령대만 감소했다.
40대 인구가 줄어든 데다 제조업·건설업 등 내수 의존 업종의 부진, 기업 구조조정과 조기 퇴직이 영향을 미쳤다.
취업 지원에서도 40대는 청년 대상 정책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는 반면, 중장년 지원 대상이 되기에는 이른 경계에 놓인다. 39세 구직자 안시영 씨는 에콰도르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말레이시아 여행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고객 서비스를 한 경력이 원하는 일자리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 씨는 9월 29일 서울의 한 지역 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중장년 채용박람회를 찾았다. 반도체 불량 분석 엔지니어로 일하다 5월 퇴사한 48세 최 씨는 전문 분야의 채용 자리가 적고, 이전 연봉 때문에 서류 단계에서 거절당한다며 청년 대상 채용 연계 교육이나 인턴 기회를 원한다고 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구직을 멈추는 흐름도 커지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특별한 이유 없이 일도 구직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40대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은 2010년 11.5%에서 2025년 19%로 높아졌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쉰다는 응답은 2018년 23.1%에서 2025년 38.3%로 늘었다. 전정은 연구원은 중년의 실업이 길어지면 소득 격차와 경력 단절이 노후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동시장에 조기 복귀할 수 있도록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술 변화와 고용 불안도 맞물린다. 대기업에서 시중은행 IT 부문으로 옮긴 43세 직장인은 회사가 AI를 본격 도입한 뒤 개발 업무를 거의 받지 못해 퇴사를 압박받는 듯하다고 말했다. 통계데이터처 조사에서 2025년 40대 취업자의 57.4%는 직업이 불안하다고 답해 40~64세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2026년 5월 고령층 조사에서는 55~64세가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을 그만둔 평균 나이가 49세로, 전년의 49.2세보다 낮았다.
생계와 부채 부담은 구직 공백을 더 무겁게 만든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40대 차주 가운데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쓴 비율은 34%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평균 대출 잔액도 1억2,422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14년간 직장생활을 한 41세 정지원 씨는 2025년 5월 퇴사한 뒤 배우자의 회사가 문을 닫자 초등학생 자녀의 학원비를 마련하려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숙명여대 이영민 교수는 일본 기업의 생애전환기 경력 워크숍과 프랑스의 경력 설계 지원 의무를 사례로 들며, 한국에도 건강검진처럼 정기적으로 맞춤형 경력 관리를 돕는 ‘국가 경력관리 주치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