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더럽고 치워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는 새 배설물은 생태계에 영양분을 옮기는 경로이기도 하다. 새들이 먹이를 먹고 다른 곳에 배설하는 과정에서 질소와 인이 이동한다. 미국 코넬대학교 등 6개 기관 연구진은 과학 논문 약 400편을 종합 분석해 새의 영양분 운반 역할을 살폈다.
연구 결과는 10월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됐다.
새는 비행 능력을 활용해 바다와 육지, 산과 숲을 오가며 씨앗·곤충·과일 등을 먹고 배설물을 남긴다. 비슷한 크기의 포유류보다 먹이 섭취량이 약 30% 많아, 배설물로 주변 환경에 돌려보내는 영양분도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바닷새는 바다에서 먹이를 구한 뒤 번식지나 휴식 장소인 육지로 돌아와 배설한다.
배설물이 모인 곳에서는 토양에 영양분이 늘어 식물과 조류(藻類)의 성장이 촉진되고, 이들은 곤충과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된다.
바닷새 배설물의 영양분은 빗물 등을 따라 해안으로 흘러 산호초와 주변 어류 생태계에도 공급된다. 반대로 번식지가 사라지면 영양분 공급이 줄어 식물과 조류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산호초 주변 물고기 개체량과 환경 변화에 대한 산호초의 회복력도 감소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생태계 복원에 활용한 사례도 있다.
해초 서식지 복원 지역에 바닷새가 앉을 구조물을 설치해 유인한 사례에서는 배설물로 인 공급이 늘어 해초 회복에 도움이 됐다.
연구를 이끈 코넬대 연구원 이선 듀발은 새를 영양분을 운반하고 재활용하는 중요한 존재로 설명했다. 다만 배설물이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쌓이면 영양분 과잉으로 수질 오염이 생길 수 있다. 전 세계 철새 종 가운데 약 45%가 개체수 감소 추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새가 줄면 영양분 이동과 일부 생태계의 생산성 및 탄소 저장 능력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