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당 1~2분 안팎의 짧은 이야기로 시청자를 붙잡는 숏드라마 시장에 인공지능(AI)이 들어오면서 제작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이용자는 빠르게 늘었지만, AI로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일이 곧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제작 효율을 높이는 것과 시청자의 선택을 얻는 일은 어떻게 다를까.
숏드라마는 SNS에 일부 장면을 공개해 관심을 끈 뒤 전용 앱으로 유입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초반에 갈등을 빠르게 키우고 결정적 순간에 이야기를 끊어 다음 회차를 보게 만든다. 무료 회차 뒤에는 광고를 보거나 결제해야 후속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와이즈앱·리테일 집계에서 국내 주요 숏드라마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2025년 8월 90만명에서 2026년 8월 298만명으로 약 3.3배 늘었다.
AI는 배우 섭외와 촬영장 대여, 세트 제작 등에 드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신화통신이 전한 중국 AI 영상 제작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작품 품질이 비슷하다는 전제에서 AI 드라마 제작비는 기존 실사 촬영의 약 10분의 1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
중국에서는 AI 숏드라마 ‘풍수천사’가 2026년 3월 더우인에 공개된 뒤 12시간 만에 조회수 1억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급량에 비해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은 적다. 데이터아이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더우인에 나온 신규 AI 드라마·만화극은 22만1900편이었고, 조회수 1억회를 넘긴 작품은 1055편, 약 0.48%였다. 비슷한 설정의 반복이나 부자연스러운 표정·움직임은 시청자의 몰입을 해칠 수 있다.
기존 영상의 학습과 실제 인물의 얼굴·목소리 활용에 따른 저작권·초상권 문제도 남아 있다.
국내 이용자 증가가 중국계 플랫폼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국내 제작사와 플랫폼은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을 이야기와 제작 방식을 찾아야 한다.
AI를 활용하더라도 인물의 표정과 움직임, 묘사의 일관성을 다듬어 영상 완성도를 높이고, 기존 창작물과 인물의 얼굴·목소리를 쓸 때는 적법한 이용 권한을 확인해야 한다. 제작비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가 몰입할 만한 콘텐츠와 권리 보호를 함께 갖추는 일이 시장의 신뢰를 쌓는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