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는 10월 들어 20일 종가까지 시가총액 약 1,050조 원, 19%를 잃었다. 아시아 주요 지수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1.6%, 대만 자취안지수는 3.44% 내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해 두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한 우려가 지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줬다.
투자자들은 AI 인프라 투자를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15%까지 올랐으며, 이 수치를 보여주는 차트가 10월 13일 X에 게시됐다. 다음 날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13일 5.46% 내렸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각각 10.09%, 7.39% 떨어졌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8월의 3.4%보다 높아,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더했다.
코어위브의 채권시장 불안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데이터센터 기업의 자금 조달에서도 투자 위축이 드러났다. 엔비디아와 블랙스톤이 지원하는 호주 기업 퍼머스는 10월 중 5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접었다. 계획대로 상장했다면 호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IPO가 될 예정이었지만, 회사는 약한 투자 수요에 대응해 사모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자금 조달이 나스닥 상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호재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사례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0월 9일 3분기 잠정 실적에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는 전망치를 제시했지만 주가는 2.42% 하락했다. 분석가들은 높은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향후 5년간의 기대 수익이 이미 반영된 반면, 하락 위험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업체는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해 수요가 강하면 큰 이익을 얻지만, 약해지면 손실도 감당한다. 파운드리는 고객 주문에 따라 생산하고 팹리스는 제조를 외주화해 생산능력 비용을 모두 떠안을 필요가 없다.
중국 CXMT는 메모리 밀도를 높이는 새 셀 구조의 진전을 발표하고, 이를 적용한 서버용 메모리를 연말까지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경쟁자가 가격 경쟁을 심화해 기존 업체의 가격 결정력과 이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9월 말 국내 증권사의 신용융자 잔액 33조4,000억 원 가운데 반도체주는 10조4,000억 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9조2,000억 원을 차지했다. 한 연구자는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두 대형주에 장기간 집중되면서 수급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