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는 부모의 빚뿐 아니라 집과 땅을 물려받지 않으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처분하기 어려운 주택은 상속 뒤에도 세금과 관리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 포기는 사망한 가족의 재산을 물려받지 않는 절차다. 예금이나 부동산을 얻지 못하는 대신 채무도 이어받지 않는다. 특히 노후 주택이나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부동산은 임대하거나 팔기 어려워 상속인에게 부담이 된다. 빈집에도 고정자산세가 부과되고 건물 보수와 보험 가입 비용도 들 수 있다.
일본 총무성의 2023년 주택·토지 통계에서 빈집은 900만2000채로 역대 최대였다.
상속 포기 접수도 증가했다. 일본 사법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새로 접수된 건수는 32만3524건으로 전년보다 4.8% 늘었고, 최근 10년간 증가율은 약 70%다. 변호사 노마타 도모히로는 활용 방안은 거의 없는데 관리 부담만 이어지는 ‘부동산(負動産)’ 때문에 곤란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 전체의 자금 흐름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국내 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20조7588억엔, 약 1015조원으로 1년 전보다 8.2% 늘었다. 전체 은행 대출 잔액의 약 18%로, 부동산 투자가 과열됐던 버블 시기의 10%를 웃돈다.
이 대출은 아파트·오피스 건설이나 부동산 취득에 쓰이며, 주요 차주는 개발업체와 임대사업자, 부동산 펀드다. 자금은 도쿄 도심 5개구에도 집중돼 있다. 해당 지역 부동산업 대출의 60%는 수도권 밖에 본점을 둔 은행이 공급했고, 2025년 3월 기준 전국 지방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중 약 4분의 1도 이곳에 몰렸다.
대출 증가는 개발·임대 부문의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수치이며, 상속 주택의 처분·관리 부담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