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장이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민원인에게 먼저 행위 중지를 요청하지 않고도 퇴거나 일시적 출입 제한 등 조치를 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20일 학교장의 대응 절차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기본 절차는 민원인에게 교육활동 침해나 업무방해에 해당할 우려가 있음을 알리고 행위를 멈추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민원인이 요청에 따르지 않는 상황이 긴급하다고 학교장이 판단하면 전화 통화나 면담을 끝내고, 퇴거를 요구하거나 일시적으로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긴급 여부와 구체적인 조치는 학교장이 판단한다.
개정 배경으로는 보호자 등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증가가 꼽힌다. 교육부가 공개한 2024학년도 실태조사에서 교권보호위원회가 심의한 교육활동 침해는 4234건이었다. 이 가운데 학생에 의한 사례는 3773건(89.1%)으로 전년보다 924건 줄었고, 보호자 등은 461건(10.9%)으로 전년 353건보다 108건 늘었다.
조사에서 보호자 등은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학부모의 형제자매, 친인척, 지인 등을 포함한다. 이들의 침해 유형 중 가장 많았던 것은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적·부당한 간섭으로 111건(24.1%)이었다. 모욕·명예훼손은 60건(13.0%), 공무와 업무방해는 43건(9.3%)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전화 등 비대면 민원 가운데 교육활동과 관련 없는 요구성 민원이 많다며 “우리 아이를 더 챙겨달라”, “아이의 자리를 바꿔달라”, “친구와 관계를 신경써 달라”는 사례를 들었다. 교육활동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원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이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도 내놨다.
4월 28일 공포된 개정 초·중등교육법은 오는 29일 시행될 예정이며,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교육부는 기관 단위의 학교민원 대응 체계가 현장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