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반도체 품귀가 심해지면서 테슬라와 델,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도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생산에 필요한 메모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제조사의 가격 협상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중국의 메모리 공급 능력이 2028년을 기점으로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마이크론을 제외한 다른 메모리 기업들의 가격 정책에 불만을 나타냈지만, 구체적인 기업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 발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의 생산 확대 가능성을 부각해 기존 공급사의 협상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다.
공급 부담은 테슬라의 차세대 AI칩 조정에서도 드러났다. 테슬라는 이달 초 AI5의 램 용량을 144GB에서 96GB로, AI6은 216GB에서 144GB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칩당 탑재량을 낮춰 생산에 필요한 전체 메모리 물량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옵티머스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사들이 생산능력을 AI 서버용 제품에 집중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원문의 설명이다. 델의 마이클 델 CEO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향후 4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메모리 확보가 AI 서버 생산·납품의 핵심 병목이라고 우려했다.
서버 수요가 있어도 메모리를 구하지 못하면 납품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바이트댄스·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9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의 내년 설비투자가 1조5310억달러(약 2065조128억원)에 이르고, 60% 이상이 메모리 관련 지출에 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용 메모리도 공급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애플의 존 터너스 CEO는 메모리 제약을 “절대적인 위기”라고 표현하며 중국산 메모리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낸드플래시는 15~2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고객사들이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한 만큼 새로 수요가 늘어난 기업은 높은 가격을 감수해도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