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안심해도 될까. 10월 20일 보도된 건국대병원 박하나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간 수치는 간세포 손상이나 염증을 보여줄 뿐 지방 축적이나 섬유화 정도를 완벽하게 나타내지 않는다. 성인 3명 중 1명꼴로 발견되는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검진 중 우연히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간세포에 지방이 5% 이상 쌓인 상태가 지방간이다. 비만·당뇨병·고혈압·중성지방 상승·콜레스테롤 이상 가운데 하나 이상이 동반되고 유의한 음주력이 없으면 대사 이상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다수가 대사 이상과 관련된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2023년 명칭도 바뀌었다.
국내 남성 유병률은 36%로 여성의 약 두 배이며, 여성은 폐경 뒤 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간 지방은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지만 양을 정확히 재기 어렵다. 파이브로스캔 같은 특수 초음파는 지방 축적량과 섬유화를 측정하고, 혈액검사 수치를 이용하는 FIB-4는 나이·간 수치·혈소판 수를 조합해 섬유화 정도를 예측한다. 예후를 가르는 핵심은 지방의 양보다 간이 굳은 정도다.
섬유화는 F1부터 F4까지 나뉘며 F4는 간경변증에 해당한다.
지방간은 염증을 거쳐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지방간으로 간경화가 생긴 환자는 매년 100명 중 1~2명꼴로 간암이 발생한다. 건강한 사람과 비교한 사망 위험은 단순 지방간에서 약 1.7배, 섬유화가 진행되면 2.4배, 간경변증이면 4배다. 따라서 간경변 전 단계인 F2~F3에서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화가 2~3단계로 진행됐거나 지방간염이 있는 환자는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는 지방간염과 섬유화 개선 효과가 보고됐지만 국내 허가는 비만 치료에 한정돼 있다. 지방간으로 간경변증에 이른 경우에는 6개월마다 간암 감시 검사를 권한다.
미국 FDA는 2024년 대사 이상 지방간염 치료제 레스메티롬을 승인했다. 간 수치가 정상이어도 비만·당뇨병 등 대사 질환이 있다면 지방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