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0일 코스피는 이틀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3.7%(215포인트) 하락한 5,552로 마감했다. 오전에는 낙폭이 4.7%까지 커져 5,5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반등 기미를 보이던 증시가 다시 크게 밀린 배경에는 해외 악재뿐 아니라 국내 시장의 높은 반도체 비중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재점화돼 뉴욕 증시가 장 후반 상승폭을 줄였다. 프랑스 대규모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프랑스 국채 금리가 뛰었고, 미국 국채 금리 상승까지 이어져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일본·대만·홍콩 증시도 약세였지만 코스피의 하락 폭은 더 컸다.
국내 증시는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아 관련 종목이 흔들릴 때 지수도 영향을 크게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장중 7% 넘게 내리며 118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주가가 120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4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가전·모바일 등으로 사업이 나뉜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이 큰 구조도 낙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반도체 비중을 줄이는 흐름 속에 이를 받아줄 매수 주체가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안에서도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의 전망 차이가 거론됐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금융산업실장은 중국 창신메모리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공급이 늘면서 2028년부터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기술 격차가 여전해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세가 덜하다는 설명이다.
이달 코스피가 고점보다 20% 넘게 빠진 가운데, 증거금 부족으로 주식이 강제 매도되는 개인 반대매매는 5거래일 연속 하루 500억 원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