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학비가 2400만~3000만원인 인천의 미인가 국제학교 L기관에서 체육관 이용이 막혀 학생들이 외부 시설로 이동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설 사용료 체납과 퇴거 통보에도 수업은 이어져,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L기관은 2023년 인천글로벌캠퍼스 건물 3개 층에 입주했으며 정원은 약 120명이다. 캠퍼스 운동시설 이용료가 밀려 농구 수업을 외부에서 진행했고, 건물에는 시설 사용계약 해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운영재단은 시설 사용료 3억원대 체납과 반복된 시설 용도 위반을 이유로 계약 종료를 앞당겼다.
지난 8일에는 이달 30일까지 퇴거하라고 통보했으며, 불응하면 명도·손해배상 소송을 낼 방침이다.
교육당국은 L기관이 학원으로 등록한 채 학교처럼 운영했다고 보고 지난 6월 위법 사항을 고지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기관은 7월 학원을 자진 폐원했지만 기존 법인 명의로 운영 주체를 바꿔 8월 18일 새 학기를 시작했다. 교육청은 이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퇴직 교직원들은 급여 지급이 8차례 미뤄져 체불임금이 약 7500만원이라고 주장했고, 한 학부모는 두 자녀의 등록금 3400여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자녀들은 국내 정규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사례는 미인가 국제학교의 관리가 사후 단속에 치우친 현실과 맞닿아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213곳을 점검해 파악한 미인가 국제학교는 97곳이지만, 지금까지 폐쇄 명령은 한 건도 없었다.
폐쇄명령을 따르지 않는 시설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제도는 다음 달 20일 시행될 예정이며, 금액은 6000만원이다. 학원 등록 단계에서 학교식 운영을 가려낼 장치가 부족해 현장 점검 뒤에야 위반을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