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 뒤 잠깐 걷거나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끊어 움직이는 습관이 식후 혈당 상승을 줄이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짧게라도 근육을 쓰면 혈당 조절에 어떤 도움이 되고, 걷기 어려울 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600만명으로 성인 7명 중 1명꼴이다. 당뇨병 전 단계 인구까지 합하면 혈당 문제에 노출된 사람은 2000만명 이상이다. 20~30대 발병률도 2019년보다 120% 증가해 당뇨병이 중장년층만의 문제는 아니다.
음식의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돼 혈액에 흡수되고,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식후 가만히 앉아 있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췌장에 부담이 커져 당뇨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툴레인대 의대 로널드 R. 퀸턴 박사는 식후 2분간 가볍게 걸어도 근육 수축으로 포도당 흡수가 늘어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2023년 국제학술지 ‘스포츠 의학’에 실린 연구에서도 식후 짧은 산책이 앉아 있는 것보다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컸다.
특히 흰 빵·파스타·달콤한 디저트처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은 뒤에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걷기와 함께 식사 순서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채소 등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과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으면 혈당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밖에 나가기 어렵다면 제자리걸음이나 발뒤꿈치 들었다 내리기, 가벼운 스쿼트로 다리와 몸통 근육을 써도 된다. 미국당뇨병학회는 2026년 진료지침에서 최소 30분마다 잠시 일어서거나 걷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