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보유량이 3일분 미만인 ‘주의’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헌혈의집 직원들이 예약을 허위로 잡았다가 취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전국 혈액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주의’는 혈액 수급 위기 4단계 가운데 두 번째 단계로, 혈액이 부분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다.
적십자사는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기념품 행사와 기업 업무협약 등도 추진해 왔다.
경남혈액원에서 30여 년간 예약·실적 관리 업무를 맡았던 A 씨는 지난해 말 예약 시스템에서 직원 이름으로 예약과 취소가 반복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취소가 몰린 시간은 점심 무렵인 낮 12시 30분과 마감 직전인 오후 5시 30분이었다.
A 씨는 점심시간 확보, 정시 퇴근, 업무량 조절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2025년 11월 간호사 두 명이 예약 시간을 오전 10시 30분으로 앞당기고 다른 점심시간대에는 예약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일을 들었다.
직원 본인뿐 아니라 가족·지인 이름으로 예약한 뒤 취소하거나 당일 나타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의심되는 예약이 60여 건이라고 추정했다.
의혹이 시민의 헌혈 기회와 연결되는 것은 해당 헌혈의집의 사전 예약석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침대는 모두 7대지만 현장 방문자를 고려해 일부만 사전 예약용으로 배정하며, 헌혈 종류별 자리는 대체로 1~3대라고 A 씨는 설명했다.
검사와 채혈, 회복에 최장 1시간 45분이 걸리는 혈소판 헌혈은 예약석이 1대뿐이다.
따라서 허위 예약으로 자리가 차면 시민이 온라인이나 전화로 예약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A 씨의 지적이다.
다만 보도는 실제 예약석 점유로 시민의 헌혈이 막힌 사례까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A 씨는 국민신문고에 문제를 신고한 뒤 철회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남혈액원은 10월 8일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A 씨를 해임했고, 법령 위반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A 씨는 공익 목적의 신고였으며 적십자사 인사 시행규칙의 해임 권고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혈액관리본부에 이의신청을 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혈액관리본부는 8월부터 전국 혈액원을 조사하고 있으며, 10월 20일 보도 당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경남혈액원은 허위 예약 의혹에 대해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