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군사위성 코스모스-2612가 우크라이나군과 협력하는 미국 소유 지구관측위성에 바짝 다가간 정황이 포착됐다. 공개된 궤도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는 두 위성의 최근접 거리가 수백m 이내였고, 일부 분석은 약 30m까지 접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확한 거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과학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위성이 18일 핀란드 위성기업 아이스아이의 지구관측위성 아이스아이-X36에 근접 기동했다고 보도했다. X36은 아이스아이의 미국 자회사가 소유한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다. 구름이나 연기에 가려진 지표도 관측할 수 있어 군사 정찰에 활용될 수 있다.
코스모스-2612는 러시아가 올해 4월 발사했지만, 구체적인 임무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이스아이와 협력한다고 확인했다. 아이스아이도 올해 초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아이스아이 위성 활용에 불만을 보여온 만큼 이번 접근이 단순한 궤도 조정 이상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러시아 위성의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위성이 다른 위성 가까이 이동해 비슷한 궤도를 따라가는 기동은 ‘랑데부·근접운용(RPO)’이라고 한다. 목표 위성과 궤도면뿐 아니라 속도까지 맞춰야 하고 연료도 상당량 필요해, 보통 뚜렷한 임무 목적을 두고 수행된다. 수리·점검이나 우주쓰레기 제거에 쓰일 수도 있어 RPO 자체가 공격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동의 없이 민감한 군사 상황에서 이뤄지면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공격 목적이라면 상대 위성 촬영이나 통신 방해, 센서 가리기 등이 가능하고, 이론상 충돌이나 궤도 이탈을 유도할 수도 있다. 위협을 피하려는 회피기동도 추진제를 소모해 위성의 임무 수명을 줄일 수 있다. 공개 추적 자료에는 5월 이후 다른 코스모스 계열 위성들이 X36 주변에서 여러 차례 기동한 기록도 있다.
러시아·미국 국방당국과 아이스아이는 이번 기동에 별도 설명을 내놓지 않았으며, 근접을 어디까지 위협으로 볼지 정한 국제규범도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