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올해 사상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커진 흑자는 경제 성과인 동시에, 무역적자를 문제 삼아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통상 압박을 부를 수 있어 서울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흑자는 847억 달러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흑자 495억 달러와 2024년 기록인 556억 달러를 모두 넘어섰다.
올해 월평균 흑자가 약 94억 달러인 흐름을 감안하면 10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가 반도체 수출을 끌어올린 것이 주요 배경이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산 제품에 처음 25% 관세를 발표했지만,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관세율은 15%로 낮아졌다.
양국은 10개월 넘는 협상 끝에 올해 10월 1일 전략적 투자협정의 첫 사업을 발표했다.
다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개발은 사업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한 뒤 추진 여부를 정하기로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투자를 이미 결정된 일처럼 다뤄 양국의 온도 차가 남아 있다.
관세 압박이 끝난 것도 아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의 제조업 과잉생산 문제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조사 근거로 한국과의 상품 무역적자가 2024년 560억 달러, 지난해 약 490억 달러였다고 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과의 차이도 눈에 띈다. 일본의 대미 흑자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23.4% 줄었지만 한국은 크게 늘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9월 22일 한국과 일본의 투자 약속 규모를 뒤집어 미국이 요구한다면 한국에 5500억 달러, 일본에 3500억 달러를 요구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전문가들은 흑자 증가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미국의 반도체 수요를 반영한다는 점을 협상에서 설명하고, 미국산 에너지 등 수입 품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