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피크닉’이라 불리는 산악 멀티스포츠 도전이 확산하고 있다.
이름은 한가롭지만, 그랜드티턴 피크닉은 자전거와 수영, 고산 등반을 이어 총 약 100km를 이동하는 비공인 코스다.
정식 대회와 무엇이 다르고, 참가자는 무엇을 스스로 감당해야 할까.
출발점은 그랜드티턴국립공원 인근 마을이다.
자전거로 37km를 달린 뒤 빙하호를 약 2km 헤엄쳐 건너고, 해발 4,199m인 그랜드티턴 정상까지 약 2,285m를 달리기와 하이킹, 암벽등반으로 오른다.
정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길을 거꾸로 내려와 수영과 자전거까지 마쳐야 한다.
2012년 와이오밍주의 그랜드티턴에서 시작된 이 도전은 정해진 행사일이나 등록 절차가 없다.
주최 단체는 물론 급수대와 안전요원, 구조 지원, 완주 메달도 없다.
참가자는 물과 음식, 헤드램프, 암벽 장비, 응급 장비를 직접 챙긴다.
자전거는 호숫가에 두고, 수영할 때는 등산 장비를 넣은 드라이백을 몸에 묶어 끌고 간다.
편의를 제공받는 경기라기보다, 장비와 경로, 기상 상황을 스스로 관리하는 모험에 가깝다.
창안자 데이비드 곤살레스는 2012년 24시간 만에 코스를 완주했다.
국립공원관리청이 기록 도전에 불편함을 드러내자, 그는 이것은 ‘레이스’가 아니라 ‘피크닉’이라며 기록 경쟁이 아닌 자율적 모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록은 이어져 2025년 8월 제이 험프리가 10시간 17분 5초의 최단 기록을 세웠다.
현재 유사한 도전은 오리건주의 후드 리버, 캘리포니아주의 요세미티와 샤스타산, 와이오밍주의 윈드리버 산맥 등으로 퍼졌다.
수영과 암벽등반뿐 아니라 날씨 판단, 응급처치와 구조 판단까지 요구되는 만큼, ‘자급자족’은 단순한 장비 준비를 넘어 위험에 대한 책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