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광탄면 농민들이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에 반발하는 이유는 투기 단속 자체보다 조사와 제도 정비의 순서, 그리고 시장에 미친 여파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데일리는 2026년 10월 20일 보도에서 신동준 파주 광탄농협 조합장이 10월 16일 방송에 출연해 전한 현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신 조합장은 설명회에서 정부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며, 실제 농사를 짓는 주민까지 잠재적 위반자로 취급받는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신 조합장은 투기 수요가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만큼, 먼저 농지 이용 실태와 장부의 차이를 파악하고 농민과 협의한 뒤 제도를 단계적으로 손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10월 8일 상속이나 고령으로 임대하는 등 투기 목적이 아닌 농지를 강제 처분과 이행강제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보도 시점에는 법 제정이 아니라 추진 방침이 발표된 상태였다.
신 조합장은 처분 명령을 먼저 내세운 뒤 예외 대책을 발표한 방식이 현장의 불안과 불신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땅값 하락과 대출 부담의 연쇄다.
신 조합장에 따르면 조사 여파로 외지인과 귀농·귀촌 희망자의 매수세가 끊기고, 급히 팔려는 농지도 거래가 멈췄다.
농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일부 고령 농민은 담보 가치가 떨어져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거나 원금 일부 상환·추가 담보를 요구받는 사례가 있다고 그는 전했다.
대출 전체가 중단됐다는 뜻이 아니라, 담보 가치 하락이 일부 농가의 상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가가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연체와 지역 농협의 대출 부실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 신 조합장의 우려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농지은행과 농지연금도 충분한 출구가 되지 못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신청 대기 물량이 많고 예산이 소진된 데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아 이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신 조합장은 지역 사정을 아는 농협이 직접 농지를 매입해 활용하도록 규제를 풀고, 거래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 무이자 긴급자금과 피해 보전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보도는 제도 논란의 배경으로 농촌의 초고령화율이 50%를 웃도는 현실도 들었다.
농기계 없이 농사짓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령 소유자에게 직접 경작을 요구하고, 젊은 창업농이나 스마트팜 기업은 농지를 빌리거나 사기 어렵다는 문제다.
이에 신 조합장은 누가 땅을 소유하는지보다 실제 농산물이 생산되는지를 중시하는 ‘농지농용’으로 농정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