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22만 대로 전년 동기보다 40% 넘게 증가했다.
2024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 업체들이 개발 속도를 늦추기도 했다.
수요 회복에는 탄소 배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전쟁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진 점, 현지 업체들이 중저가 모델을 내놓은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업체들의 유럽 진출도 가격 경쟁을 키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의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46만2892대로 전년 동기보다 23.8% 감소했고, 신차 중 전기차 비율도 7.5%에서 5.8%로 낮아졌다.
보조금 제도 폐지 등이 감소 배경으로 꼽혔다.
유럽에서는 2026년 상반기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이 20.7%로 전년 동기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8월에는 유럽 31개국의 신규 등록 차량 가운데 전기차 비율이 29.2%를 기록해 내연기관차 전체 비율인 24.3%를 처음 넘어섰다.
판매 증가와 함께 현지 생산 확대 움직임도 뚜렷해졌다.
독일 공영방송 rbb는 10월 15일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 인근 기가팩토리에 현재 공장보다 두 배 이상 큰 생산기지를 짓고, 연간 생산량을 37만5000대에서 100만 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7월 약 10억 유로를 투자한 헝가리 케치케메트 공장 증설을 마쳤으며, 생산량을 종전의 두 배가량인 35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 공장은 전기 C클래스와 GLC 전기차의 생산 거점이다.
중국 업체들도 관세 장벽을 고려해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BYD는 연내 헝가리 세게드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프랑스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창안자동차는 유럽 생산량을 2028년 연 18만 대, 2030년 35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샤오펑은 2025년 3분기부터 오스트리아에서 마그나 슈타이어를 통한 위탁 생산에 들어갔다.
현대차·기아는 2026년 1~9월 유럽에서 전기차 20만 대를 판매했지만, 튀르키예를 포함한 현지 생산분은 37% 수준이었다.
나머지는 한국 등에서 생산해 수출했다.
유럽과 중국 업체의 현지 생산이 늘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 현지 생산으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생산 체계를 빠르게 바꾸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한국차의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