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0일 ‘간의 날’을 맞아 주목할 건강 문제는 증상 없이 진행되기 쉬운 지방간이다.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나 간 수치 이상을 발견해도 몸이 불편하지 않으면 넘기기 쉽지만, 일부 환자는 간 염증과 섬유화를 거쳐 간경변이나 간암에 이를 수 있다. 그렇다고 지방간이 모두 중증 간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위험을 가르는 데는 간에 쌓인 지방의 양보다 간섬유화 정도가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21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성인 2만3111명 가운데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 유병률은 24.1%였다. 성인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이 질환은 간에 지방이 쌓이면서 비만·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이 동반되는 상태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거나 정상 체중이어도 복부비만, 혈당 또는 지질대사 이상이 있으면 생길 수 있어 음주량만으로 위험을 판단하기 어렵다.
지방간은 간에만 국한된 신호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과의 관련성을 지적하며, 간 밖 장기의 암과 연관이 있는지도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당뇨병이 있거나 비만이 심한 경우, 간 수치 이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혈액검사와 간 탄성도 검사 등으로 섬유화 위험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없더라도 섬유화가 진행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의 기본은 식사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 그리고 혈당·혈압·이상지질혈증의 동반 치료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은 체중을 5~10% 줄이면 간 지방과 염증을 낮추고 섬유화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다. 약물 선택지도 넓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5년 8월 세마글루타이드를 대사이상 지방간염과 F2~F3 단계 간섬유화가 동반된 성인 환자 치료에 승인했다. 다만 모든 지방간 환자에게 쓰는 약은 아니므로 비만·당뇨병 여부와 섬유화 정도를 고려해 전문의와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