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산의 마지막 통제 구간이 2026년 10월 17일 오전 9시부터 일반에 개방됐다.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는 산길을 더 걸을 수 있게 된 변화지만, 그 문이 닫혀 있던 이유를 돌아보면 반가움 뒤에 씁쓸함이 남을 수 있다. 출입 제한은 1968년 1·21 청와대 습격 사건 이후 보안 문제로 이어졌고, 마지막 구간이 열리기까지 약 59년이 걸렸다.

당시 북한 공작원 31명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 청와대를 습격했다. 그 사건 이후 청와대 뒤편 북악산은 일반인의 발길이 제한됐다. 지금 열린 길은 창의문 안내소에서 돌고래쉼터와 약수터 만세동방을 지나 ‘1·21사태 소나무’까지 잇는 남서측 1.32km다. 길의 이름에 사건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도, 이번 개방을 단순한 산책로 확장으로만 보기 어렵게 한다.
북악산은 한 번에 열린 것이 아니다. 북측 2.2km 구간은 2020년, 남동측 3.0km 구간은 2022년에 개방됐고, 이번에는 청운동 방면 남서측 길이 더해졌다. 국가유산청은 이를 통해 청와대 구역을 제외한 북악산 전 구간을 둘러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조금씩 이어진 개방의 마지막 단계라는 점에서, 이번 변화는 산책로 하나의 추가를 넘어 접근 범위가 달라진 일이다.

새 구간도 기존 탐방로처럼 24시간 출입할 수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탐방안내소 순찰과 CCTV 운영을 포함한 안전·경호 체계를 마련했고, 개방에 앞서 10월 7일에는 종로소방서·산림청·종로구청·종로경찰서와 산불 대비 합동 진화 훈련을 했다. 시민이 다시 걸을 수 있게 된 길과 그곳을 계속 관리해야 하는 현실이 나란히 놓인다. 그래서 북악산의 개방은 반가운 변화인 동시에, 오랜 통제를 낳은 사건을 되새기게 하는 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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