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채혈로 여러 암의 징후를 살피는 혈액검사를 기존 검진에 더했을 때, 응급 상황에서 암을 진단받는 사례가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레일과 영국 퀸메리런던대 공동 연구진은 이달 6~8일 열린 암 조기발견 콘퍼런스에서 약 14만 명 대상 임상시험의 추가 분석을 발표했다.
기존 검진만 받은 집단에서는 응급실을 찾은 뒤 암을 진단받은 사례가 286건이었고, 그레일의 ‘갤러리’ 혈액검사를 추가한 집단에서는 225건이었다.
검사 추가 집단에서 21.3% 적었다.
다른 장기로 암이 번진 3·4기 환자도 기존 검진 집단 175건, 혈액검사 추가 집단 106건으로 약 39% 차이가 났다.
응급실에서 암을 처음 발견하는 경우는 대개 암이 이미 많이 퍼진 상태라는 점에서, 이 사례의 감소는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발견된 암이 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분석만으로 혈액검사가 사망률을 낮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갤러리는 암세포가 자라고 죽을 때 혈액으로 흘러나온 DNA 조각을 분석해 암의 징후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기를 찾는다.
암마다 검사를 따로 받는 방식과 달리 한 번의 채혈로 50종 이상의 암을 살핀다.
췌장암·난소암처럼 증상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권고되는 선별검사가 없는 암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런 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지기 쉽다.
검사의 한계도 확인됐다.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미국·캐나다 50세 이상 약 3만6000명 대상 연구에서 민감도는 39.3%였다.
1년 동안 암으로 확인된 사람 10명 가운데 약 4명에게서만 징후를 포착한 수준이다.
암 징후가 나온 사람 중 실제 암으로 진단된 비율은 약 60%였고, 나머지는 암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검사를 받았다.
국내 도입을 추진하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그레일에 1억1000만 달러(약 1464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투자는 올해 6월 완료됐다.
삼성물산은 국내 독점 상용화를 추진하고, 초기에는 국내에서 채취한 혈액을 미국 연구소로 보내 분석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위암·대장암 등 6대 암 국가암검진이 있어 혈액검사는 기존 검진을 대체하기보다 검진 항목에 없는 암을 보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갤러리의 정식 허가 여부를 심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