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채혈로 50종 이상 암의 징후를 찾는 혈액검사가 기존 검진의 빈틈을 메울 수 있을까.
미국 바이오기업 그레일과 퀸메리런던대 공동 연구진은 10월 6~8일 열린 암 조기발견 콘퍼런스에서 약 1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의 추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혈액검사를 기존 검진에 더한 집단에서 응급 상황으로 암을 진단받은 사례가 더 적었다.
그레일의 검사 ‘갤러리’는 암세포에서 혈액으로 나온 DNA 조각을 분석해 암의 징후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기를 살핀다.
응급실에 온 뒤 암을 발견한 사례는 갤러리 검사 병행 집단에서 225건, 기존 검진만 받은 집단에서 286건으로, 병행 집단이 21.3% 적었다.
다른 장기까지 번진 3·4기 환자는 각각 106건과 175건이었다.
응급 진단이 줄었다는 결과는 암을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발견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검사만으로 조기 발견 효과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검사 성능에는 한계도 있다.
9월 22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미국·캐나다의 50세 이상 약 3만6000명 연구에서 갤러리의 민감도는 39.3%였다.
1년간 암으로 확인된 사람 가운데 징후를 포착한 비율이 약 4명 중 1명이 아니라 10명 중 4명 수준이라는 뜻으로, 나머지 6명가량은 놓쳤다.
검사에서 암 징후가 나온 사람 중 실제 암 진단으로 이어진 비율도 약 60%여서, 일부는 암이 확인되지 않은 채 추가 검사를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정식 허가 여부를 심사 중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2025년 그레일에 1억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2026년 6월 투자를 마쳤다.
삼성물산은 국내 독점 상용화를 추진하며 초기에는 국내 채혈분을 미국 연구소로 보내 분석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위암·대장암 등 6대 암 국가검진이 이미 있어, 새 검사가 이를 대신하기보다는 췌장암·난소암처럼 권고 선별검사가 없는 암을 보완할 수 있을지, 그리고 놓치는 암과 불필요한 후속검사를 줄일 만큼 정확한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