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동에서 흉수 배액관이 빠지지 않거나 환자의 턱이 빠지는 일이 생기면, 응급의학과 출신 입원전담의가 직접 살펴보기도 한다. 내과계 환자를 주로 보는 병동에서 익숙한 처치에는 먼저 나서지만,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퇴원을 앞둔 환자의 가슴에 삽입된 배액관이 좀처럼 빠지지 않아 도움을 요청받은 적이 있다. 삽입 부위와 관 상태를 살펴보고 조금씩 당기자 관이 빠져 환자는 안도했다. 의사는 “됐습니다. 환자 퇴원시키세요”라며 담담하게 상황을 마무리했다. 해결의 뿌듯함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모습에는 병동의 일상이 담겨 있다.
필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오래 일한 뒤 몇 년 전 입원전담전문의가 됐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내과계 병동에서 입원전담의로 일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병동에서 생기는 대부분의 문제는 다른 진료과에 협진을 의뢰해 해결하고, 자신도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다만 경험이 있는 처치라면 먼저 상태를 확인하고 손을 보태기도 한다.
응급실에서 익힌 경험은 환자의 턱을 제자리로 돌리거나 초음파로 목 혈관을 확인해 중심정맥관을 삽입할 때 쓰인다. 코피가 멎지 않고 병동에 마땅한 장비가 없을 때는 응급실에서 기구를 빌려 처치한다. 오래 일한 응급실은 급할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관절개관이 잘 들어가지 않거나 피부 밑 농양·혈종을 처치해야 할 때도 돕는다. 그렇다고 몇 차례 처치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낯선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직접 도울 범위와 전문의에게 맡길 지점을 가늠하는 것이 응급실 경험에서 얻은 역량에 가깝다.
입원전담의가 병동에서 처치하면 환자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동료 의료진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 응급실에서는 처치가 끝나면 환자를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 병동에서는 다음 날 회진에서 상태를 다시 확인한다. 턱 통증이나 코피 재발 여부를 묻고, 농양을 배액한 상처도 살핀다.
각기 다른 사건이 한 환자의 치료 과정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병동에 상주하며 입원환자를 돌보는 의사로, 제도는 2016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21년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기사 게재 시점인 2026년은 제도 시작 10년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