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서울여자대학교 축제 주점 포스터 속 고윤정은 흰 니트를 입고 턱을 괸 모습이었다. 포스터에는 ‘미대병동’이라는 문구와 테이블 위 소주병이 담겼다. 최근 온라인에 공개된 이 사진을 두고, 당시 같은 학교에 다녔다는 누리꾼은 주점이 “만석은 당연했다”고 회상했다.
학교에 놀러 온 친구들로부터 사진 속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다. 당시 고윤정은 서울여대 현대미술과 15학번으로 재학 중이었다.
하지만 사진이 주목받던 그해, 고윤정의 관심사는 배우가 아니라 진로를 찾는 일이었다. 2016년 3월 대학생 매거진 ‘대학내일’ 771호 표지모델로 등장한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7년간 미술을 공부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3학년 때 예술고 입시에 도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고, 이후 미술고에 편입해 공부를 이어갔다.
오랫동안 한길을 걸은 만큼 지치고 슬럼프가 왔다며 매일 진로를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당시 세운 목표도 유명 배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과 아르바이트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경험하며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이었다.
배우의 길은 뜻밖의 표지모델 촬영에서 열렸다. 2023년 ‘무빙’ 공개 당시 고윤정은 사진학과 학생의 권유로 ‘대학내일’ 표지모델에 지원해 선정됐고, 촬영 뒤 여러 연예기획사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모두 거절했다.
노래와 춤을 못하고 연기는 상상도 못하겠다며, 집안에 연예인이 될 재주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소속사 대표가 해보기도 전에 안 된다고 단정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권했고, 고윤정은 연기 수업을 시작했다.
모델 일로 번 돈을 연기 학원비에 보태고 학교를 휴학한 뒤 오디션에 나섰다. 미술을 공부하던 대학생은 2019년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여러 작품을 거쳐 ‘무빙’의 장희수 역으로 주목받았고, 지난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 주연으로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