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작을 해도 우울 증상 수준에 따라 뇌 반응은 달랐다.
KAIST 박영균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은 무릎을 끌어안거나 한숨을 쉬는 등 부정적 감정과 관련된 몸짓을 할 때 전전두엽의 반응이 두 집단에서 반대 방향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브레인 리서치 불러틴’에 7월 31일 발표됐으며, KAIST는 10월 19일 이를 알렸다.
연구에는 20~35세 성인 52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우울증 진단 여부가 아니라 우울 증상 설문(PHQ-9)과 정신건강 선별 면담을 바탕으로 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 27명과 높은 집단 25명으로 나눴다.
참가자들은 부정적 감정 동작 또는 긍정적 감정 동작 과제 가운데 하나에 무작위 배정됐다.
앞선 과제에는 무릎 끌어안기·크게 한숨 쉬기·어깨 늘어뜨리기가, 긍정 과제에는 승리 포즈·깡충 뛰기·박수 치며 웃기가 포함됐다.
움직임 중 뇌를 측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무선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을 사용했다.
이마에 센서를 붙여 뇌 혈액의 산소 상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라, 좁은 장비 안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 fMRI와 달리 실제 동작 중에도 기록할 수 있다.
참가자는 동작을 30초 수행하고 60초 쉬는 과정을 네 차례 반복했고, 뇌 활동과 생체신호를 함께 측정했다.
결과는 전전두엽 왼쪽 앞부분에서 뚜렷했다.
부정적 감정 동작 세 가지 모두에서 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은 해당 부위의 활동이 증가한 반면, 증상이 높은 집단은 감소했다.
반면 긍정적 동작 세 가지에서는 공통적인 뇌 활성 패턴이 관찰되지 않았다.
전전두엽은 감정 조절과 계획, 의사결정 등에 관여하는 영역이다.
다만 뇌 활동의 증가나 감소가 곧 감정의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이번 연구가 특정 동작의 우울증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것도 아니다.
반응 차이가 생긴 원인과 실제 기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동작 기반 정신건강 관리법을 연구할 때 우울 증상 수준에 따른 개인차를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