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수원 본사에서는 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에서는 로봇개 스팟이 순찰한다. 기업들이 사옥에 로봇을 들이는 이유는 임직원 편의만이 아니다. 사람이 오가는 실제 공간에서 운행 데이터를 쌓고, 제품을 외부 고객에게 선보이기 전에 성능과 사용성을 점검하려는 것이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로비의 커피로봇은 주문을 받은 뒤 로봇팔로 음료를 제조한다. 삼성전자는 사내 제조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가정과 유통 분야로 넓힌다는 구상이며, 지난 7월 로봇 전략·기술 개발·사업화를 맡을 ‘RX’ 조직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경북 구미에는 관련 생산시설을 조성 중이다.
내년 1월 CES 2027에서 자체 개발 휴머노이드 시제품을 처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5월 양재 본사에 로봇 3종을 투입했다. 달이 가드너는 센서와 카메라로 식물과 흙을 구분해 물을 주고, 급수설비와 연동해 물을 보충한다. 달이 딜리버리는 카페 음료를 층별 픽업존으로 나르며 한 번에 최대 16잔을 싣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스팟은 자율주행 모듈을 달고 정해진 구역을 순찰하며, 직원과 동선이 겹치면 음성으로 주의를 알린다. 로봇의 위치와 상태는 통합 관제시스템에서 관리한다.
사람과 방문객이 수시로 오가는 양재 사옥은 로봇의 장애물 회피, 엘리베이터 연동,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현장이다. LG전자도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를 조성해 실제 동작과 가상환경 데이터를 모으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학습 데이터 10만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두산은 사옥 카페에서 협동로봇의 음료 제조와 이용 편의성 등을 살핀다.
사옥 실증은 문제를 발견하고 임직원 의견을 받아 고친 뒤 오피스·공장·물류센터 같은 외부 시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업체들의 2025년 전문 서비스로봇 출하량은 약 25만 대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커피 제조부터 운송·보안까지 반복 업무에 로봇이 투입되는 가운데, 기업 사옥은 이제 제품 전시장을 넘어 실제 운영 능력을 시험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