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담아 둔 물을 퇴근 무렵까지 마셔도 괜찮을까. 입을 대면 입속 세균이 물에 들어갈 수 있어 보관 온도와 용기 관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권고는 입 댄 물을 되도록 빨리 마시고, 오래 둘 때는 냉장하며, 물병은 매일 씻는 것이다.
온도에 따른 차이는 2021년 일본 니가타대학교·도호쿠대학교 연구진의 실험에서 확인됐다. 참가자 12명이 마시고 남긴 페트병 차를 37℃에 24시간 두자 세균 수가 1㎖당 평균 8000CFU에서 250만CFU로 300배 넘게 늘었다. 예비 실험에서는 4℃와 24℃ 보관에서 급격한 증가가 없었다.
CFU는 배양했을 때 자라는 세균 집락의 수를 나타낸다. 마실 수 있는 물의 일반세균 기준은 1㎖당 100CFU 이하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반세균 수가 병원성 미생물의 존재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는 가치가 낮다고 본다.
서울시가 5월 14일 공개한 실험에서는 참가자 9명이 실온 22℃에서 텀블러 물을 반복해 마신 뒤 24시간까지 일반세균을 측정했다. 서울 수돗물 아리수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시판 생수 2종에서는 첫 음용 뒤 1㎖당 평균 41CFU, 두 번째 음용 뒤 1㎖당 평균 85CFU가 나왔다.
일부는 3시간 만에 최대 60배 늘었다. 서울시는 수돗물에 남은 잔류염소가 외부에서 들어온 세균을 없앤 것으로 분석했지만, 잔류염소는 수온이 높거나 빛이 닿으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수돗물도 장시간 실온에 두지 않는 편이 좋다.
음료 종류와 입속 세균, 보관 조건이 달라 입 댄 물을 몇 시간까지 마셔도 괜찮다고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 일본 식품안전위원회는 입을 대고 마신다면 한 번에 다 마시라고 권고한다. 여러 번 나눠 마실 때는 컵에 따라 마시는 방법이 좋다. 겉모습이나 냄새가 그대로여도 세균이 늘었을 수 있다.
일회용 페트병도 개봉 뒤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용기를 씻어 완전히 말리고, 젖은 채로 뚜껑을 닫지 않는 것이 좋다. 재사용 용기는 가능하면 매일 세척해야 한다. WHO는 일반세균에 섞일 수 있는 기회감염균이 일반인에게 음용수로 장 감염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영유아·65세 이상·임신부·면역이 약한 사람은 식수 속 세균에 더 취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