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하댐 건설로 물에 잠길 위기에 놓인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대신 원래 자리에서 높이를 올리는 방식으로 보존됐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2026년 10월 18일 ‘사진으로 만나는 경북 여행’의 10월 주제로 지역의 오래된 은행나무 명소를 소개했다.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는 수령 약 700년, 높이 31m, 줄기둘레 13.67m다.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임하댐 건설로 수몰 위험이 생겼다.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려워 주변에 흙을 쌓아 인공섬을 만들고, 나무를 원래 자리에서 15m 높이로 들어 올렸다.
나무가 자라온 자리를 유지하면서 물에 잠기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공사를 한 사례다.
소개된 다른 나무들도 나이와 전승이 다양하다. 청도 적천사 은행나무는 수령 약 840년, 높이 29m의 천연기념물이다. 보조국사 지눌이 절을 고친 뒤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땅에 꽂았고, 거기서 나무가 자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상주 두곡리의 은행나무는 수령 약 470년, 높이 15m로 여러 줄기가 얽혀 있다.
월선과 한수, 태중의 아이가 나무로 환생해 한 몸이 됐다는 전설에 따라 ‘환생목’이라 불리며, 열매가 풍성해 마을에서는 ‘덕목’이라고도 한다.
김천 섬계서원 뒤뜰의 약 600년 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는 인근 두 문중이 각자 조상이 심었다고 주장해 법정 다툼이 벌어진 나무다. 가지에 종유석처럼 길게 늘어진 ‘유주’가 있다. 경주 운곡서원에는 권산해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려고 영주 순흥에서 가지를 가져와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전해진다.
영천 임고서원 입구의 나무는 정몽주를 추모하는 공간에 선 약 500년 된 나무로 높이 30m다. 영양 서석지에는 조선 광해군 때 조성된 정원과 수령 약 440년 된 은행나무가 함께 있어 연못과 정자 풍경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