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6일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기아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 노란 산업용 로봇이 자동차 문 아래 도어 가니시를 장착했다. 사람이 허리를 굽혀 끼우던 클립 19개를 진동과 정밀 제어로 고정하고, 길고 유연한 고무 부품도 차체에 끼웠다. 위험하고 힘든 조립 작업까지 자동화 대상이 되는 현장이었다.
로봇의 이동 경로는 인공지능(AI)이 만들고, 디지털 트윈으로 실제 현장에서 생길 문제를 미리 검증한다. 최영태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이포레스트 센터장은 자동화의 목적이 사람을 줄이는 게 아니라 더 안전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제조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봇이 맡게 될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어떤 직무로 옮겨갈지, 얼마나 많은 인력이 새 역할을 맡을지는 행사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도입 계획은 시점과 대상이 나뉘어 있다. 앞서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2028년부터 미국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2030년에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의 자율화 제조시스템을 고도화하고, 2032년 이후에는 미래 신공장에 휴머노이드를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기술 일정은 제시됐지만 기존 생산직의 이동 경로와 적정 인력 규모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우려도 이미 표면화됐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초 휴머노이드 도입 계획이 공개되자 노사 합의 없이는 로봇 한 대도 생산 현장에 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회사는 제조 소프트웨어 교육과 데이터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올해 노사는 AI 등 신기술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재교육만으로 직무 전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로봇 운영·데이터 분석 같은 새 일자리의 규모와 배치 기준, 자동화로 줄어드는 업무와의 차이를 어떻게 다룰지가 인력 전환 논의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