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1일부터 9월 말까지 부산 기초지자체 16곳 가운데 8곳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사업비를 지출하지 않았다. 이 중 강서·금정·부산진·수영구와 기장군은 2023년 1월 제도 시행 이후 한 차례도 기부금 사업을 하지 않았다.
국제신문이 10월 1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9개월간 사업비 지출이 없었던 곳은 이들 5곳에 영도·연제·남구를 더한 8곳이다. 기금 사업에는 계획 수립과 관련 위원회 심의, 의회 승인이 필요해 이들 지자체가 2026년 안에 새 사업을 추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5곳은 기부금을 쓸 만한 사업을 찾지 못했거나 모금액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서구는 2025년과 2026년 사업 발굴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장군도 2024년 사업 제안 60건을 받았으나 지출할 만한 사업을 찾지 못했고,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기장군은 기금이 2027년 상반기 3억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사업을 다시 찾겠다고 밝혔다. 금정구는 누적 모금액 1억7400만 원이 많지 않아 사업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 5곳은 은행 이자로만 3800만 원 넘게 얻었다.
반면 사하구는 모금액 규모와 별개로 주민 필요성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2026년 9월 말까지 약 1600만 원을 모금한 사하구는 여성 안심 환경 조성, 경계선 지능 아동 진단·치료비 지원, 우수 자원봉사자 간병비 지원 등을 포함한 5개 사업에 6500여만 원을 썼다.
각 부서에 문의해 시급성을 따져 사업을 정했다는 설명이다.
신라대 이희태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어려운 재정을 보완하려고 마련한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시행 뒤 한 번도 사업을 하지 않으면 기부자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기부금이 적어 사업을 미루는 방식과, 필요성을 기준으로 사업을 편 사하구의 사례는 모금액을 실제 주민 사업으로 연결하는 판단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