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식사 후나 취침 시간 이후에 음식을 먹는 습관이 간 질환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정 음식을 지목한 연구가 아니라, 무엇을 먹었는지뿐 아니라 언제 먹었는지를 살폈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연구진은 간호사 건강 연구, 간호사 건강 연구Ⅱ, 의료 전문가 추적 연구에 참여한 19만 9155명의 식습관과 건강 정보를 분석했다. 설문에 담긴 식사·생활 습관과 질병 진단 정보를 비교했으며, 추적 관찰 기간의 중앙값은 16년이었다.
야식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 발생 위험이 31%, 간경변 발생 위험이 28% 높았다. 나이와 체질량지수(BMI), 하루 섭취 열량, 당뇨병, 음주, 신체활동 등을 고려한 뒤에도 관련성은 비슷했다. 다만 이는 집단 간 발생 위험의 비교다.
연구를 이끈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간 전문의 로버트 윌레찬스키 박사는 지방간질환이 생긴 사람 중 간경변 같은 심각한 단계로 진행하는 경우는 일부라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야식은 자정 이후에 먹는 음식에 한정되지 않는다. 저녁 식사 후나 취침 시간 이후에 음식을 먹는 습관도 포함됐다. 윌레찬스키 박사는 간이 신체의 일주기 리듬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약 24시간 주기의 생체 리듬은 수면과 각성, 호르몬 분비, 대사 활동 등에 영향을 준다.
연구진은 잠을 준비하는 시간대에 음식을 먹으면 영양소 대사와 생체 리듬이 어긋날 수 있다고 봤다.
윌레찬스키 박사는 잠자리에 들기 몇 시간 전부터 열량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 구성을 바꾸지 않고 식사 시간만 조절해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는 연구진이 살펴보고 있다. 다만 이번 결과만으로 야식이 간 질환을 일으킨다거나 식사 시간 조절이 질환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식사 습관 변화의 영향을 확인하는 후속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지방간 환자가 식사 시간을 앞당겼을 때 증상 악화를 줄일 수 있는지도 살필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위장병학·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