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피해자 지원 체계의 공백을 메우려면 디지털 성범죄 대응의 국제 공조와 현장 인력 지원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월 16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는 피해자가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기관을 만들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8월 4일 취임한 박 원장은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부터 일본군‘위안부’ 문제 연구까지 진흥원이 맡은 업무의 범위가 넓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진흥원은 국내 피해자 지원기관이 구글에 제출한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삭제 요청이 해외 연구기관에 공개적으로 노출된 사건에 대응했다.
8월 25일 이를 확인한 뒤 구글에 문제를 제기했고, 해외 기관 및 플랫폼 사업자와 공동 대응해 재발 방지 확약을 받았다.
정보 유출을 확인한 뒤 중단했던 삭제 요청도 재개했다.
박 원장은 이를 구글의 “명백한 실책”이라고 평가했으며, 구글의 책임과 재발 방지, 피해 보상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기업에는 압박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진흥원은 아동 성착취물 근절을 위해 설립된 국제 핫라인 네트워크 인호프(INHOPE)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인호프는 53개국에 58개 핫라인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하면 성착취물 삭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박 원장은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유통 불법 사이트가 도박·마약 유통과 연결된 경우가 많고 성산업의 수익구조와 맞물린다며, 삭제 건수에 그치지 않고 범죄 수익구조를 끊는 것이 근본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이 꼽은 또 다른 과제는 피해자 곁을 지키는 종사자들의 처우다.
진흥원의 급여 수준은 성평등가족부 6개 산하기관 가운데 가장 낮다.
박 원장은 임기 내 직원 급여를 다른 산하기관 수준으로 정상화하는 일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데에는 삭제 기술뿐 아니라 법률·수사 지원과 곁을 지키는 사람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술 고도화에만 관심과 예산이 쏠리지 않도록 하고, 현장 종사자의 소진을 막을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