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기업이 서버를 사는 데 드는 비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원하는 장비를 받기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졌다. 가트너는 10월 18일 발표한 ‘AI 붐 속 2027년 서버 및 스토리지 비용’ 보고서에서 올해 서버 가격이 지난해보다 2~4배, 스토리지 가격은 최대 2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격 상승세는 내년까지 이어지고 실질적인 안정은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핵심 원인은 메모리 공급이 AI 인프라로 몰린 데 있다. 제조사들이 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용 D램을 우선 공급하면서 일반 서버에 쓰이는 메모리가 부족해졌다. AI용 스토리지 수요가 커지며 낸드플래시 공급도 빠듯해졌다.
특히 메모리 1.5테라바이트(TB)를 탑재한 고성능 x86 서버는 지난해보다 약 3.5배 비싸졌다.
구매 비용뿐 아니라 납기도 달라졌다. 고객 맞춤형 서버와 스토리지는 과거 4~6주면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3~5개월이 걸린다. 일부 제조사는 대용량 메모리나 SSD 구성을 제한하고, 공급이 원활한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키옥시아가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새 생산시설을 짓는 데 통상 2~3년이 걸린다. 가트너는 2027년 중후반 추가 공급이 본격화해도 부품값 하락이 완제품 가격에 반영되려면 1~2개 분기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영향은 클라우드 요금과 선택지에도 나타난다. 아카마이·OVH클라우드·텐센트클라우드 등은 올해 초 서비스 가격을 5~15% 올렸고, 헤츠너클라우드는 최근 최대 100% 인상을 발표했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기존 요금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의 신규 자원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원하는 지역이나 서버를 쓰지 못해 더 비싼 상품을 골라야 한다면 요금표가 그대로여도 기업의 실질 비용은 커질 수 있다.
가트너는 기업에 기존 서버를 더 오래 활용하고 메모리·스토리지 효율을 높이라고 권고했다. 서버 사용 기간을 6~8년으로 늘리고 대규모 구매를 2028년 이후로 미루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AI 투자가 현재 수준으로 계속되면 2028년에도 서버 가격이 2025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2027~2028년 예산을 높은 가격을 기준으로 세우고, 공급 기간을 고려해 구매 승인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가트너는 밝혔다.